찰스 두히그 <습관의 힘> 리뷰
책 <찰스 두히그> 리뷰
딱딱하게 생긴 책 표지와 달리, 책 내용은 가볍고 재미있는 사례 위주로 구성되어 있다. 옆집 웬디는 술 마시고 담배 피우고 병든 습관에 찌들어 건강을 잃다가, ‘습관의 힘’을 알고 나서 술도 끊고 담배도 끊고 운동을 시작해서 건강을 되찾고 집도 사고 애인도 생겼다는 식으로 설명하기 때문에 쉽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다양한 학문을 접목한 책이다. 심리학에 경영학을 접목한 경영심리학을 이용해서 개인의 인생뿐만 아니라 대기업의 경영방식까지 바꿀 수 있다는 이야기다. 1부에서는 개인의 습관, 2부는 기업의 습관, 3부는 사회의 습관을 다루고 있다.
1부만 보면 전형적인 자기계발서다. 내 인생을 어떻게 개선시킬지가 주목적이다. 읽기는 쉽지만 사실 큰 도움은 안 된다. 읽을 때만 동기부여가 되고 다 읽으면 다시 다 까먹는 전형적인 패턴을 반복한다. 사실 2부가 진짜다. 그래서 비즈니스 추천도서라고 광고했나보다. 난 기업가도 아니고 경영할 생각도 없지만, 기업에서 습관의 힘을 이용해서 엄청난 돈을 벌어들인다는 내용을 보면 누구나 솔깃할 것이다. 외국 사례라서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는 없겠지만, 소비자 심리분석과 구매패턴 분석을 통해 이윤을 창출한다는 내용이다. 임신한 소비자가 임신 및 육아상품을 구매하는 데 엄청난 금액의 소비를 한다는 걸 알아낸 기업이 여성 소비자들을 추적해서 어떤 사람이 임신한 사람인지 알아낸 후 관련 상품 쿠폰을 집으로 보낸다는 내용도 있다. 물론 이 방법은 소비자들의 분노를 산 마케팅이었다. 아무튼 요즘은 sns만 해도 광고들이 이미 내가 관심 있는 상품들을 알아서 보여주기 때문에 별로 놀랍지도 않다. 3부에서는 미국에 사는 흑인들이 인종차별에 효과적으로 저항하기 위해 습관의 힘을 어떻게 발휘했는지를 말하고 있는데, 이 부분은 재밌긴 하지만 솔직히 습관의 힘 때문은 아닌 것 같다. 그냥 로즈라는 흑인 한 사람의 사회 전반에 걸친 막대한 인맥과, 킹 목사의 설득력 강한 비폭력주의의 온화한 설교가 흑인운동을 성공시킨 것일 뿐 딱히 습관의 힘 때문은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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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표지를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이 책은 평생 읽지 않을 수도 있었다. 마침 친구가 이 책을 갖고 있었고 카페에서 혼자 시간을 때워야 하는 상황이 되어서 빌린 것이다. 만약 누군가 이 책을 읽어야 하냐고 묻는다면 막 그렇게 엄청 추천하고 싶을 정도는 아니다. 그냥 딱 시간 때우는 용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한 문장으로 요약하자면 습관을 바꾸기 위해서는 개인 스스로의 강력한 의지와 자기신뢰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치 운동하면 건강해진다는 진부한 이야기지만 사례 위주라서 설득력 있게 다가오고 재미있게 느껴지는 것뿐이다. 그리고 사실 책을 빌려준 친구 역시 어마어마하게 체중감량을 하고 담배도 끊었기 때문에 엄청난 의지와 자기신뢰를 가지고 습관을 바꾸는 데에 이미 성공한 사람이라서 그 책을 굳이 다 읽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래도 당장 동기부여가 필요한 사람이라면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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