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지웅 < 최소한의 이웃> 리뷰
책 < 최소한의 이웃>은 읽으면서 여러 번 공감하고 사진 찍어서 친구들에게 공유하게 만드는 책이다. 작가 허지웅 님을 방송 <마녀사냥>으로 처음 접해서, '방송인이 쓴 에세이군' 하며 가볍게 읽어내려갔지만, 본업이 평론가라 그런지 에세이와 인문학의 경계에 서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지식인의 일기장은 단순한 에세이를 넘어 독자 교육 효과도 어느 정도 있는 인문학인가보다. 책 < 최소한의 이웃>은 한번뿐인 인생을 어떻게 살아야 되는지에 대해 많이 고민한 흔적이 느껴지는 책이다. 그래서 제목을 그렇게 지었나보다. 책 < 최소한의 이웃>은, 우리 모두 서로에게 최소한의 도리는 하는 이웃이 되어주자고 말한다. < 최소한의 이웃>이라는 제목은, 요즘 감성에 부합하는 인기 많고 손이 갈 만한 그런 상술이 느껴지는 제목이 아니라, 작가의 진심을 꾹꾹 눌러담은 제목이다. 그래서 아무도 안 읽을 것 같은 핵노잼 제목이지만, 제목에 비해 소소하고 쉽게 읽히는 에세이다.
우리는 모두 잘못을 저지릅니다.
나라는 사람의 본질은
내가 저지른 잘못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그것을 수습할 방법을 결정하는 순간에 정해집니다.
책 < 최소한의 이웃>은 작가가 평소 순간순간 깨달았던 것들을 모아 짧은 에세이로 풀어낸 것 같다. 그래서 부담없이 편안하게 읽기 좋은 책이다. 그중에 정말 공감됐던 부분을 위와 같이 인용해봤다. 인간은 잘못을 저지르면 본능적으로 덮을 생각부터 한다. 아무도 모르게 하면 내 잘못이 없어지기라도 할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책 < 최소한의 이웃>의 작가는, 잘못은 누구나 저지르는 거니까 덮지말고 정당한 방법으로 해결하기를 촉구한다. 말이 쉽지 막상 닥쳐오면 실천하기 쉽진 않겠지만, 누구나 가슴 속에 품어야 할 말이라고 생각해서 가져와봤다. 작은 잘못이든 큰 잘못이든, 없었던 일로 만들 생각부터 하기보다는 더 일을 키우기 전에 빨리 모두에게 털어놓고 뒤틀린 일을 제자리로 돌려놓도록 노력해야겠다.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 막으면 안되니까 말이다.
책 < 최소한의 이웃>의 작가는 사회문제에도 관심이 많다. 정상적인 국민이라면 당연히 국내는 물론 국제정치경제사회문화 모두 관심을 갖는 게 자연스럽다. 그리고 허지웅 작가는 '정치'에 대해 쉽게 풀어서 설명해준다. 종교든 철학이든 정치든, 결국 여러 사람이 모여서 평화롭게 살게 하기 위한 장치라는 그의 설명이 맘에 쏙 들었다. 정확히는 착하게 살아야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장치라고 설명해준다. 평소 내가 고민해왔던 것을 명확하게 문장으로 풀어낸 책을 볼 때 이렇게 쾌감이 느껴진다. 그래서 책 < 최소한의 이웃>을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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