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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

히가시노 게이고 < 가면 산장 살인 사건> 리뷰

by 티라 2022. 7.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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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가시노 게이고 < 가면 산장 살인 사건> 리뷰

가면 산장 살인 사건

히가시노 게이고 < 가면 산장 살인 사건>은 추리소설이자 전형적인 일본 소설이다. 소설 자체는 역시 히가시노 게이고의 작품이라 기승전결이 뚜렷하고 완성도가 높지만, 아무래도 일본 소설이고 남성 작가의 작품이다보니 성차별적인 부분이 많다. 역시 아직도 일본은 가부장적인 나라다. 나도 일본의 문화는 사랑하지만, 어떤 나라든 장점만 있을 순 없으니까 이런 부분들은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요즘은 많이 개선됐을 수도 있다. 유튜브가 있으니 일본이 얼마나 가부장적인지 일본 남자들도 깨달았을 것이다. < 가면 산장 살인 사건> 속 일본 여자들은 무려 '온순'하고 상냥하며 남편을 너무 사랑한 나머지, 다른 여자와 바람이 나서 자신을 살해하려고 한 사람인데도 오히려 보호해준다. 그리고 남자들이 카드게임이나 하며 놀고 자빠질 때마다 여자들은 일제히 부엌에 가서 '모두를 위해' 음식 시중을 든다. 작은따옴표를 한 부분은 소설에서 직접 사용된 단어다. 그리고 꼭 하얗고 가냘프고 부서질 것 같고 엄청나게 아름답고 나이도 어린 여자가 남주인공의 선망의 대상이 된다. 더불어 그런 여자가 별볼일없는 남주인공을 짝사랑까지 해준다. 이건 작가의 뒤틀린 욕망을 소설에서 맘껏 풀어내고 있다고 봐도 좋을 정도다. 말 잘 듣는 아이처럼 온순하면서도 부서질듯 연약한 여자를 동경하는듯한 이런 프레임은, 이 책을 읽는 아무것도 모르는 전 세계의 여성 독자들을 가스라이팅하는 거나 마찬가지다. 솔직히 일본인들은 남녀노소할 거 없이 부서질듯 가느다란 팔다리를 갖고 있긴 하다. 본인이 너무 가느다란 남성이라서 여자는 더더욱 가늘어야 성에 차는건지도 모른다. 

 

< 가면 산장 살인 사건>은 대단한 반전 결말을 갖고 있긴 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허무하고 어이없다. 아니 마무리를 잘 지어야지 무슨 '다 꿈이었어~' 이딴 결말이면 누가 좋아하겠는가. 물론 옛날에 나온 추리소설이니까 그 당시에는 통했을지도 모르겠지만 지금 출간됐으면 엄청 욕먹었을거다. 구조적인 짜임새는 훌륭하지만 너무 황당하고 현실성 없는 소설이었다. 물론 읽는 동안은 재밌었다. 그런데 다 읽고 난 감상은, 두고두고 다시 읽을만큼 좋은 작품은 아닌 것 같다는 게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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