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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은 < 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 리뷰 하지은 작가의 장편소설 을 읽었다. 은 7층짜리 저택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을 다룬 판타지 소설이다. 장편소설이지만 1층부터 7층까지 각각의 에피소드가 전개되기 때문에 무겁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다. 그리고 각 에피소드가 분리되어있지 않고 '라벨'과 '마라 공작'이라는 두 인물을 통해 하나로 엮어져 있다. 게다가 1층부터 7층까지 올라갈수록 점점 실마리가 풀려나가기 때문에 탄탄한 기승전결 구조를 갖추고 있다. 소설의 장르도 로맨스, 호러, 추리, 판타지를 아우르고 있어서 정말 재밌게 읽었다. 을 읽고나면, 하지은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전지전능한 존재에게 소원을 비는 상상은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만약 단 하나의 소원만 빌 수 있다면 어떨까? 은 바로 거기서부터 시.. 2024. 3. 20.
최은영 <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리뷰 최은영 작가의 를 읽었다. 작가의 다른 책 '쇼코의 미소'와 '내게 무해한 사람'도 분명 읽은 기억이 있는데 블로그에 왜 리뷰를 쓰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소설 는 전형적인 80년대 감성을 담은 한국 소설이다. 그 시절을 살던 어른들의 서글픔이 담겨있다. 어딘가 쓸쓸하고 외롭지만 그럼에도 꿋꿋하게 인생을 견뎌낸다. 그 시절엔 누구나 다 그랬으니까. 부당한 일에도 참고 사는 게 당연했으니까. 에서 작가는 아이들은 모르는 어른들의 숨겨진 아픔을 연령대별로 보여준다. 장성한 자식과 손주를 보는 할머니부터 회사원을 거쳐 대학생, 고등학생까지 돌아가며 주인공을 맡는다. 나는 그중에서 현재 내가 겪고 있는 회사원 이야기가 가장 공감이 많이 됐다. 정규직으로서 비정규직을 바라보는 시선이.. 2024. 3. 16.
톨스토이 < 안나 카레니나> 리뷰 톨스토이 리뷰 톨스토이의 명작 세 권을 다 읽었다. 이 책의 등장인물이자 주인공인 '안나 카레니나'라는 사람은 매력적인 러시아 귀족 여성이자 불륜녀다. '안나'는 엠비티아이가 잇티제일 것만 같은 딱딱하고 기계적인 남자와 결혼해 아들을 낳고 살지만, 안정적이고 단조로운 삶에 흥미를 느끼지 못해 '브론스키'라는 군인과 바람을 피운다. 그러니까 애초에 안나 같은 여자는 결혼하면 안 된다. 바람처럼 떠돌아다니는 나그네 같은 삶을 살아야 행복한 여자이기 때문이다. 안나는 한 곳에 정착해 같은 사람들과 지속적으로 만나며 안정된 삶을 이룩해나가는 것을 견디기 힘들어한다. 물론 반복되는 일상에서 짜릿함을 느끼는 사람은 없다. 그렇다면 결국 안나의 문제는,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2023. 9. 14.
김민섭 < 닥터 바이올린> 리뷰 김민섭 작가의 에세이 을 참 흥미롭게 읽었다. 김민섭 작가는 의학을 전공했지만 자신과 맞지 않다고 판단해 음대에 편입했고, 바이올린을 전공하게 된다. 그렇게 김민섭 씨는 의사로 생계를 해결하고 바이올린으로 취미생활을 이어간다. 게다가 결혼해서 가정도 꾸린 사람이다. 정말 모든 걸 다 가진 사람이다. 너무 부럽다. 인생을 이렇게 살 수만 있다면 얼마나 행복할까? 자기가 좋아하는 게 뭔지 생각할 시간도 없이 하루하루 그저 견디며 살아가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 책이 큰 위로가 될지 질투심을 유발할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작가의 담담한 문장들은 나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 김민섭 작가는 이미 안정된 생활을 하고 있었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어릴 때부터 꿈꾸던 음대에 다시 도전한다. 사실 이미 직장생활과 가정.. 2023. 7. 4.
한다솜 < 스물다섯, 서른, 세계여행> 리뷰 "언니, 이거 먹으면 수영복 입고 배가 엄청 나올 것 같은데?" "나중에 생각하자. 일단 먹어." 책 은 스물다섯살 동생과 서른살 언니가 함께 떠난 세계여행을 기록한 책이다. 아무래도 한다솜 작가는 엠비티아이 유형이 제이임에 틀림없다. 왜냐면 여행을 하며 느낀 감정보다는 여행경로와 그날의 일정에 대해 정확하게 순서대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께 세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그래서 은 여행에세이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한다솜 작가는 앞으로도 계속 여행기를 출간해도 좋을 것 같다. 인스타를 보니 2주 전에 결혼을 했다. 여자친구의 갑작스러운 세계여행을 기다려준 남자친구도 대단하다. 사실상 하루아침에 장거리 커플이 되는거나 마찬.. 2023. 6. 27.
최아름 < 어떻게 아빠랑 단둘이 여행을 가?> 리뷰 아름다운 도시에 멋진 건물도, 바닷물도, 곤돌라도, 햇살도, 사람들도 있는데, 그것들은 왜 아빠의 눈을 반짝이게 하지 않는 건가요? 왜 아빠는 저런 것에만 관심을 가지세요? 최아름 작가의 를 다 읽었다. 인간은 적응의 동물이다. 하다보면 다 적응하게 돼 있다. 작가도 처음엔 어색했지만 며칠만에 아빠와의 여행에 적응한다. 사실 부모님 모시고 가는 여행은 무조건 패키지로 가야 한다. 만약 자유여행으로 갈거라면 부모님이 군말없이 자식들의 여행계획에 다 따라주셔야 하고 체력도 매우 건강한 상태여야 원만한 여행을 할 수 있다. 근데 대부분의 부모님은 단 며칠이라도 김치없는 식사를 견디기 어려워하신다. 그러니 다른 요소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김치를 한국에서 싸가는 것도 불가.. 2023. 6. 25.
김경희 < 찌질한 인간 김경희> 리뷰 김경희 작가의 에세이 를 읽었다. 대부분 이런 글들은 겉으로만 찌질한 척하고 알고보면 엄청 멋지고 대단한 사람들이 우리를 기만하고 있어서 이 책도 당연히 그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김경희 작가는 진짜 찌질하다. 혹시 책만 이런건가 싶어서 인스타그램도 찾아가보았지만 마찬가지였다. 김경희 작가는 책 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준다. 김경희는 매우 찌질한 인간이다. 힙하고 멋지고 잘나가는 유형의 인간은 절대 아니다. 겉으로는 착한 척 순한 척하면서 속으로는 남을 욕하고 부러워하는 전형적인 찌질이다. 근데 그게 인간이다. 완벽한 인간은 없다. 누구나 찌질함을 가지고 있다. 그래서 는 매력적인 책이다. 어쩌면 나도 찌질한 인간이라서, 나보다 더 찌질한 인간을 찾아헤매다가 이 책을 집어들었는지도 모른다... 2023. 6. 19.
허은정 < 나는 프랑스 샤토에 산다> 리뷰 '쥴리 허' 허은정 작가의 에세이 를 다 읽었다. 책 속에 펼쳐진 아름다운 프랑스 시골 풍경에 바로 책을 골라버렸다. 책 는 프랑스에 정착한 한국인이 쓴 에세이이자 프랑스 시골풍경을 가득 담은 사진집이다. 글만큼 알차게 사진들이 가득 들어있어서,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첫페이지부터 다시 펼쳐보게 된다. 흔히 프랑스 여행 하면 파리여행만 떠올리는데, 서울이 대한민국의 전부가 아닌 것처럼 프랑스도 파리가 전부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오히려 파리를 뺀 나머지 부분이 진짜 프랑스의 얼굴이라고 말할 정도다. 물론 우리나라 시골도 아름답지만, 프랑스나 영국의 시골은 유럽의 예전 모습이 많이 보존돼 있어서인지 정말정말 너무너무 예쁘다. 그래서 책 를 읽다보면 방구석에서 프랑스 여행을 하는 기분이다. 작가가 에세이 속에.. 2023. 6.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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