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책/소설

서경희 < 수박 맛 좋아> 리뷰

by 티라 2022. 6. 27.
반응형

서경희 < 수박 맛 좋아> 리뷰

수박 맛 좋아

'수박 맛 좋아'라는 독특하고 귀여운 제목의 이 책은, 제목과는 달리 디스토피아를 다룬 작품이다. 부동산이 폭락한 대한민국의 미래를 그린 소설이어서 재밌게 읽었다. 너무너무 현실적이고 피부에 와 닿는 소재였다. '수박 맛 좋아'라는 제목의 의미는 너무 비싸서 수박 한 조각조차 마음대로 사먹을 수 없는 현실을 풍자적으로 표현한 것이다. '수박 맛 좋아'의 주인공 '한여름'은 가난한 대한민국 청년이라서 수박 한 조각도 못 사먹는다. 월세방에서 몇달간 월세를 안내고 친구 '은찬', '세휘'와 함께 버티던 여름이는 결국 경매에 넘어가 방에서 내쫓긴다. 청년배당을 받으며 죽지못해 살아가던 청년들은 돈을 벌기 위해 목숨을 건 아르바이트에 뛰어든다. 그런데 미래를 그린 소설이지만 지금 우리 현실과도 크게 다르지 않아서 더 무섭다. 경제적으로 허덕이는 청년들, 근육이 녹아내릴 때까지 죽도록 일하다 사망하는 사람들, 부실공사로 혹파리떼가 출몰하는 아파트...

 

책 '수박 맛 좋아'는 부동산 폭락을 주제로 한 소설이다. 부동산이 폭락한다는건 단순히 집값이 저렴해지는 게 아니다. 그건 어떤 경제위기에도 전혀 피해입지 않을 정도로 넉넉한 사람들 입장이다. 부동산 폭락은 경제가 휘청인다는 뜻이다. 중산층과 서민 입장에서 부동산 폭락은, 행복하고 단란했던 가정이 깨질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렇게 무섭고 거대한 폭풍을 피해가려면, 대출 없이 내집이 있고 따박따박 돈 나올 곳이 있어야 하는데 보통 서민이 둘다 가지긴 쉽지 않다. 보통은 대출 끼고 전세나 자가 살 것이고, 회사에서 잘리거나 사업이 기울어 급여가 줄어들 위험에 처할 것이다. 경제위기는 그렇게 가장 약한 사람부터 칼을 휘두른다. 그래서 의자게임에 비유하기도 한다. 의자가 많을 때는 모두 앉을 수 있지만, 위기가 와서 의자가 줄어들면 힘없는 사람부터 나가떨어진다. 

 

책 '수박 맛 좋아'는 어쩌면 지금의 초등학생들의 어두운 미래를 암시할지도 모른다. 그들이 자라서 청년이 된 세상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렇듯 책 '수박 맛 좋아'는 해피엔딩이 아니지만, 다 읽고나면 개운해진다. 기승전결이 뚜렷하기 때문이다. 좋은 책 잘 봤다는 느낌이 들어서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