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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설56

백수린 < 여름의 빌라> 리뷰 백수린 작가의 작품 를 읽었다. 너무 재밌어서 밤을 새울 정도의 책은 오랜만이다. 휴양지 가서 읽기 좋은 책을 검색해서 알게 됐는데, 읽다보니 재밌어서 여행가기도 전에 다 읽어버렸다. 작가 나이는 모르겠지만 에는 80년대에 태어난 여자 특유의 감성이 녹아있다. 난 그걸 별로 안좋아하고, 단편소설도 별로 안좋아하지만 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밌었다. 단편소설이긴 하지만 백수린 작가 특유의 감성이 단편들을 하나로 묶어줘서 한권의 장편소설 같다. 그리고 외국에 살다 온 한국인이나 외국에 사는 한국인이 주인공인 경우가 많아서 흥미로웠다. 낯선 외국에서 행복하지 않고, 귀국해서도 불행한 주인공들이 느끼는 감정들이 신선했다. 어쩌다 프랑스에 살게 된 할머니 이야기가 특히 공감이 갔다. 나도 프랑스에 잠깐 혼자 산.. 2024. 5. 19.
할레드 호세이니 《천 개의 찬란한 태양》 리뷰 할레드 호세이니 작가의 2부작 중 두번째 소설, 을 읽었다. 아프가니스탄의 여자들의 인생을 담은 이야기다. 1권 에서는 그래도 주인공이 행복하다가 불행하다가 하는데, 2권에서는 주인공이 너무 내내 불행하기만 하다가 죽는다. 그 불행이 너무 강도깊고 기간도 길어서 읽는동안 좀 숨막히고 괴로웠다. 의 주인공은 '마리암'이다. 마리암은 태어날 때부터 죽을 때까지 불쌍한 존재다. 마리암의 아버지는 부자고, 어머니는 그집 가정부였다. 마리암은 뱃속에서부터 이미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고, 부잣집에서 함께 살지 못하고 외딴 숲속 오두막에서 어머니와 둘이 청소년이 될 때까지 산다. 마리암의 첫번째 불행은 이것이었다. 10대가 된 마리암은 혼자 힘으로 아버지를 찾아가지만 문전박대당하고 충격을 받는다. 아버지가 자신을 사.. 2024. 5. 11.
할레드 호세이니 《연을 쫓는 아이》 리뷰 할레드 호세이니 작가의 《연을 쫓는 아이》를 읽었다. 읽다보니 옛날에 한번 읽었던 것 같았는데 하도 오래돼서 90% 이상 기억이 안나서 다시 재밌게 읽었다. 《연을 쫓는 아이》라는 제목은 투박하지만 영어 제목인 '더 카이트 러너'는 왠지 간지나고 멋있다. 그래서 다르게 번역해보려고 했는데 쉽지 않다. 연 날리는 소년 밖에 생각이 안 난다. 《연을 쫓는 아이》는 아프가니스탄을 배경으로 하는 작품이다. 그런데 읽다보면 소설인지 에세이인지 헷갈릴 정도로 묵직하게 아프가니스탄의 현실을 다룬다. 그래서 소설이 아니라 역사책이 될 뻔했다는 번역가의 후기도 있다. 그만큼 《연을 쫓는 아이》는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의 자전적 이야기를 깊게 다룬다.  《연을 쫓는 아이》의 주인공 '아미르'는 아프가니스탄에 사는 부잣집 도.. 2024. 4. 25.
하지은 《 얼음나무 숲 》 리뷰 하지은 작가의 《얼음나무 숲》을 읽었다. 《얼음나무 숲》은 음악의 도시 '에단'을 가상의 배경으로 한다. 하지은 작가의 소설이 너무 재밌어서 몇 권 읽다보니 공통점이 있다. 중세시대 유럽을 떠올리게 하는 몽환적인 판타지 소설이면서도, 인간의 어두운 면을 깊게 다루고 있다. 《얼음나무 숲》에는 천재 바이올리니스트 '바옐'과 그의 친구이자 피아니스트 '고요'가 주인공이다. 고요도 뛰어난 재능을 가졌지만 바옐과의 차이점은 바로 고통스러운 유년시절을 보내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처절한 고통은 우리에게서 '순수'를 앗아간다고 작가는 《얼음나무 숲》을 통해 말한다. 그러나 그런 고통은 아이러니하게도 바옐에게 예술적 영감의 원천이 된다. 바옐이 자신의 고통을 음악으로 승화시키자 엄청난 예술작품이 탄생한다. 고요는 그러.. 2024. 4. 25.
하지은 < 언제나 밤인 세계> 리뷰 하지은 를 읽었다. 는 천사가 아닌 악마들의 이야기지만 그래서 더 기묘하고 아름답다. 내용이 좀 잔인해서 청소년 미만은 읽지 않기를 권한다. 의 주인공은 '아길라'와 '에녹' 남매다. 아이를 갖고 싶었던 어느 남작부인은 악마와 계약해서 소원을 이루지만 그 댓가를 치르지 않으려 하다가 더 큰 댓가를 치르고 만다. 쌍둥이 중 한명을 악마에게 바쳐야 했지만 둘다 자식이었기에 남작부인은 차마 그런 선택을 하지 못한다. 아이가 생긴다는 것은 사실 우연이라고 할 정도로 희박한 확률이기 때문에 남작부인은 그게 악마의 힘 덕분이라고 확신하지 못한다. 그래서 에이 괜찮겠지 하고 넘어가버린다. 그래서 윌스턴 가문에는 끔찍한 사건들이 연달아 일어난다. 남작부부도 크게 다치고, 의사로서 방문했던 쉐이든 .. 2024. 4. 7.
하지은 < 녹슨달> 리뷰 하지은 작가의 을 읽었다. 녹슨달의 주인공은 '파도'라는 남자다. 파도는 그림그리는 걸 사랑하는 화가다. 그러나 아버지 때문에 화가가 아닌 하인으로 살아간다. 그러다 주인집 아가씨 '사라사'와 사랑에 빠진다. 사라사는 파도만이 아니라 모든 남자들이 사랑할수밖에 없는 아름다운 아가씨다. 그러나 얄궂게도 사라사는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 남자를 사랑하고 만다. 바로 왕궁의 기사 '폰 블레이젝'이다. 기사 폰은 파도도 반할 정도로 멋진 남자다. 그러나 전쟁터를 오래 누벼서 마음이 돌처럼 굳어버린 폰은 사라사를 포함하여 누구도 정상적으로 사랑하지 못한다. 폰이 사랑하는 여자는 왕비지만, 그걸 알아차린 것도 폰 자신이 아니라 파도다. 폰은 왕비에게 충성을 다할 뿐 자신이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다는 건 알지 못한다. 그.. 2024. 3. 23.
하지은 < 보이드 씨의 기묘한 저택> 리뷰 하지은 작가의 장편소설 을 읽었다. 은 7층짜리 저택에서 벌어지는 기묘한 일들을 다룬 판타지 소설이다. 장편소설이지만 1층부터 7층까지 각각의 에피소드가 전개되기 때문에 무겁지 않게 읽어나갈 수 있다. 그리고 각 에피소드가 분리되어있지 않고 '라벨'과 '마라 공작'이라는 두 인물을 통해 하나로 엮어져 있다. 게다가 1층부터 7층까지 올라갈수록 점점 실마리가 풀려나가기 때문에 탄탄한 기승전결 구조를 갖추고 있다. 소설의 장르도 로맨스, 호러, 추리, 판타지를 아우르고 있어서 정말 재밌게 읽었다. 을 읽고나면, 하지은 작가의 다른 작품도 읽어보고 싶어진다. 전지전능한 존재에게 소원을 비는 상상은 살면서 누구나 한번쯤 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만약 단 하나의 소원만 빌 수 있다면 어떨까? 은 바로 거기서부터 시.. 2024. 3. 20.
최은영 < 아주 희미한 빛으로도> 리뷰 최은영 작가의 를 읽었다. 작가의 다른 책 '쇼코의 미소'와 '내게 무해한 사람'도 분명 읽은 기억이 있는데 블로그에 왜 리뷰를 쓰지 않았는지 모르겠다. 아무튼 소설 는 전형적인 80년대 감성을 담은 한국 소설이다. 그 시절을 살던 어른들의 서글픔이 담겨있다. 어딘가 쓸쓸하고 외롭지만 그럼에도 꿋꿋하게 인생을 견뎌낸다. 그 시절엔 누구나 다 그랬으니까. 부당한 일에도 참고 사는 게 당연했으니까. 에서 작가는 아이들은 모르는 어른들의 숨겨진 아픔을 연령대별로 보여준다. 장성한 자식과 손주를 보는 할머니부터 회사원을 거쳐 대학생, 고등학생까지 돌아가며 주인공을 맡는다. 나는 그중에서 현재 내가 겪고 있는 회사원 이야기가 가장 공감이 많이 됐다. 정규직으로서 비정규직을 바라보는 시선이.. 2024. 3.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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