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스 로슬링 <팩트풀니스> 리뷰
책 <팩트풀니스> 리뷰
책 <팩트풀니스>는 아버지 한스 로슬링 , 아들 올라 로슬링 , 며느리 안나 로슬링 뢴룬드가 합심하여 세상에 나온 책이다. 외국도서라 겉표지는 딱딱하지만 속은 알기 쉽고 흥미롭게 이 세상을 연구한 자료들을 정리해서 보여준다. 국내도서들의 표지가 아기자기 귀여운 파스텔 톤인 반면 외국도서는 딱딱하고 파워풀한 이유가 있다. 부드럽고 따뜻한 감성의 책표지는 쉽게 손이 가게 하기 위함이고, 파워풀한 표지는 서재에 꽂아두었을 때 간지나게 하기 위한 것이다. 그래서 어렵다고 생각할 게 전혀 없는, 아주 읽기 쉬운 책이다. 그리고 꼭 읽어봤으면 하는 책이기도 하다. 책 <팩트풀니스>는, 세상에 대한 흐릿한 세계관을 보다 명료하게 만들어주는 책이다. 특히 평소 뉴스를 많이 봐서 회의적이거나 염세적인 사고방식에 갇혀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추천하고 싶은 책이 바로 <팩트풀니스>다. 작가는 평생을 혼신의 힘을 다해 사람들의 편견을 바꾸기 위해 노력했다. 책 <팩트풀니스>를 읽고 나면, 우리가 사는 세상이 여전히 빈부격차가 심하고 각종 범죄와 테러가 판을 치는 세상이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할 수 있다. 책 <팩트풀니스>에서 작가 한스는, 쓸데없이 부정적인 뉴스에 휘말려 에너지를 낭비하지 말고 진짜 중요한 것에 집중하자고 우리에게 열변을 토한다.
책 <팩트풀니스>는 이 세상을 소득 수준에 따라 4단계로 나누자고 제안한다. 책 <팩트풀니스>는 소득 수준을 굉장히 중요하게 본다. 왜냐하면 그들이 연구한 결과, 사람들의 삶은 종교나 문화 또는 국적과 무관하게 소득 수준에 의해서 크게 좌우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정말 충격적이게도 아시아, 아메리카, 아프리카 등 모든 지역에서 소득 수준이 비슷한 사람들은 거의 같은 생활 양식을 보인다. 특정 종교권이나 문화를 갖고 있다고 해서 독특하게 생활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달러스트리트(dollarstreet.org)에 가면 아주 직관적으로 전 세계 사람들이 소득 수준에 따라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무료로 볼 수 있다. 책 <팩트풀니스>는 1단계(칫솔이 없어서 손가락으로 이를 닦음), 2단계(온 가족이 칫솔 하나를 돌려쓴다), 3단계(1인당 1칫솔 보유), 4단계(전동칫솔 등 다양한 칫솔 선택 가능)로 세상을 분류한다. 작가가 이렇게 사람들을 분류하는 이유는 소득이 적은 집단을 차별하려는 게 아니라,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발견하고 더 효율적인 방법으로 도움을 주기 위해서이다. 4단계에 사는 우리 눈에는 1~3단계 모두 어려운 상황처럼 보이지만, 각 단계에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때 획기적인 삶의 질 향상이 있다고 작가는 말한다. 그리고 1단계에 처한 사람에게 3단계 입장에서 도움을 주면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실질적인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예를 들어 흙바닥에서 아이를 낳는 1단계 주민들은 아무리 비싸고 좋은 의료기기를 제공해도 소용이 없다. 사용할 줄 아는 사람도 없고, 있어도 전기도 안들어오는 열악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1단계에 사는 한 산파는 도움을 주겠다는 물음에, 자신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의약품이 아닌 손전등이라고 대답한다. 먼길을 걸어서 산모에게 가야 하는데 밤길을 가다가 뱀에게 물리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정말 생각지도 못한 어려움이다.
한편 책 <팩트풀니스>는 세상이 의외로 밝아지고 희망찬 방향으로 변화한다고 설파한다. 수많은 질병과 범죄가 빠르게 사라지고 있고, 전 세계 모든 국가의 소득 수준이 굉장히 많이 향상되었고,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움직임이 실제로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고 통계자료를 통해 증명한다. 그리고 갈수록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있다지만 그래도 여전히 중산층이 가장 크고 넓으며, 인구는 무한정 증가하지 않고 110억 명에 다다르면 그때부터 일정하게 유지될 것이며, 우려와는 달리 0~15세 인구도 급격하게 줄어들지 않고 일정하게 유지될 거라고 말한다. 그냥 아무데서나 주워온 통계가 아니다. 작가가 직접 작성한 통계다. 작가는 정말 믿을 수 있는 통계자료를 작성하기 위해 아예 회사를 세운다. 그게 '갭마인더'다. 갭마인더는 스웨덴의 비영리 통계분석 서비스로, 이 책의 저자들이 세운 단체다. 전 세계 인구통계와 소득수준을 조사해서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되었다. 책 <팩트풀니스>의 작가 한스는 통계의 오류와 맹점을 피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한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객관적인 세상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죽는 날까지 온 힘을 다한다. 거의 훌륭한 위인 한 사람을 보는 기분이다. 나중에 어린이 위인전 세트에 스웨덴 출신의 '한스 로슬링'도 추가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감동이었다.
책 <팩트풀니스>의 작가는 이렇게 세상이 많이 나아지고 있으니, 다른 것을 염려하지 말고 다음 다섯 가지를 걱정하는 데 힘을 쏟자고 제안한다. 바로 세계적인 유행병, 금융 위기, 세계대전, 기후변화, 극도의 빈곤이다. 책 <팩트풀니스>에서 작가는, 이 다섯 가지 일들이 앞으로 세상을 위협할 확률이 가장 큰 위기라고 말한다. 책 <팩트풀니스>는 사실 코로나19 이전에 출간되었다. 그래서 거의 세상의 위기를 예견했다고 봐도 좋다. 책 <팩트풀니스> 덕분인지 세상은 코로나19에 빠르게 대처하며 위기를 잘 헤쳐나가고 있는 듯이 보인다. 비록 아직 완전히 상황이 종료된 것은 아니지만, 인간의 발전을 수십년간 멈출수도 있다는 작가의 걱정과 달리, 코로나19 이후 오히려 5년 더 앞선 세상이 되었다는 말도 나온다. 그래도 안심하긴 이르다. 아직 다른 위기들이 남아있고 새로운 유행병이 언제든지 생길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해 생업을 잃고 고통에 빠진 사람들이 너무 많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 수 있는 것도 가진 게 있는 사람들이다.
책 <팩트풀니스>를 읽고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되었다. 인터넷 세상으로 워낙 잘 사는 사람들을 쉽게 접할 수 있다보니 내가 가진 것 없이 힘들게 산다고 생각했는데, 전 세계적인 입장에서 보면 여전히 나는 4단계 국가 사람이고, 최신 의료기술을 보유한 병원에 손쉽게 갈 수 있는 사람이고, 쾌적한 주거지에서 먹고 싶은 걸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사람이다. 그리고 세상에 절박한 빈곤층이 얼마나 많이 사라졌는지도 알게 되어 마음이 한결 가볍다. 그래도 70억 인구 중 아직도 10억 명은 1단계에 머물러 힘겹게 살아간다고 하니, 기부 등 세상을 더 나아지게 만들기 위한 발걸음은 멈출 수 없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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