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재경 < 사는 건 피곤하지만 그래도 오늘이 좋아> 리뷰
책 < 사는 건 피곤하지만 그래도 오늘이 좋아>는 요즘 잘 팔리는, 내향인의 따스한 위로 에세이다. 그럼에도 이 책이 내 마음에 저항없이 쏙 들어온 이유는, 자신의 이야기를 솔직하게 적어놓은 일기장 같기 때문이다. 작가는 책 < 사는 건 피곤하지만 그래도 오늘이 좋아>를 통해, 인생을 관통하는 진리를 담백하게 말해준다. 교보문고에서 우연히 읽어봤는데 너무 공감가는 내용이 많아서 바로 구매하려다가 전자책에 찾아보니 있어서 밀리의 서재로 읽었지만, 작가가 이 책을 통해 돈을 벌었으면 하는 마음에 실물로 된 책도 사고싶어질 정도로 재밌게 잘 읽었다. 아래에 공감갔던 구절 중 2개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한다.
나는 나만의 온도로 그 대상을 충실히 좋아하고 있는 걸 테니까.
첫 번째 문장은 노래 가사를 달달 외울 정도로 좋아하는 가수라도, 한번도 콘서트에 가거나 팬사인회에 간 적은 없는 나에게 공감을 준 문장이다. 생각해보면, 나는 나만의 온도로 온 마음을 다해 애정을 쏟아부어 좋아하고 있었다. 꼭 남들만큼 덕질해야 그 가수의 진정한 팬은 아니구나 하는 맘에 괜히 안심도 되고 뿌듯해졌다. 책을 좋아하는 것도 마찬가지다. 어디가서 책을 좋아한다고 말하기엔 왠지 잘난 척하는 것 같아서 민망했는데, 이젠 당당하게 '나는 책을 정말 사랑한다'고 생각하려고 한다. 내가 모든 책을 다 좋아하진 않지만, 나만의 온도로 내가 관심 가는 책만 쏙쏙 골라서 재밌게 읽고 있기 때문이다. 이참에 독서에 대해 영업하자면, 독서는 정말 인생의 필수코스다. 감히 운동보다 더 중요한 게 독서라고 생각한다! 영화, 드라마, 웹툰, 음악감상처럼 독서도 하나의 즐길 수 있는 '콘텐츠'다. 유튜브나 인스타, 트위터보다 훨씬 중독적인 게 바로 독서다. 한번 짜릿함을 경험하면 독서를 절대 끊을 수 없다. 처음 독서를 접하는 게 공부라서, 독서는 재미없다는 심각한 착각을 하고 마는 것이다. 내가 읽고 싶은 책만 읽다보면 너무 재밌어서 웬만한 드라마나 영화보다 더 재밌다. 영화와 드라마도 취향에 안맞는 작품을 10년 넘게 억지로 보게 만들고 시험까지 치면 진절머리가 날 것이다. 그리고 같은 작품도 드라마와 웹툰처럼 형식이 달라지면 다른 느낌인 것처럼, 책도 완전히 새로운 느낌을 준다. 그래서 웬만하면 영화화된 책은 책으로 먼저 접하길 권한다. 책에는 백만가지 세상이 펼쳐져 있는데, 그게 영화화되면 너무 단편적으로 편집되기 때문이다.
내 일이 나에게는 특별할 것 없는 익숙한 일상이라고 해서,
그걸 깎아내려서는 안 된다는 걸 잊고 살았다.
두번째 문장도 나에게 큰 울림을 주었다. 인간은 소속감 없이 못 사는 사회적 동물인 주제에, 늘 자신이 소속된 집단을 욕한다. 학생은 우리학교를 불태우고 싶다고 하고, 회사원은 우리 회사는 이래서 문제야 라며 지적질을 일삼는다. 물론 불만제기가 있어야 발전이 있는 건 맞지만, 건설적인 문제제기가 아닌 습관적인 불평불만은 스스로를 갉아먹는다. 보통은 취준생 친구에게 우리 회사 별 거 없다며 겸손하게 말하는 게 미덕으로 통용되지만, 어느 정도는 자신이 소속된 집단에 자부심을 갖고 친구에게 희망을 줘야한다고 작가는 책 < 사는 건 피곤하지만 그래도 오늘이 좋아>를 통해 말하고 있다. 이미 얻은 자에게는 별거 아닌 일상적 불평이라도, 아직 못얻은 자에게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일수도 있다. 힘든 시기를 이겨내게 하는 원동력을 꺾지 않도록 주의하자고 작가는 이야기한다.
책 < 사는 건 피곤하지만 그래도 오늘이 좋아>의 작가 서재경은 참 배려심 있고 마음이 따뜻한 사람 같다. 비록 작가가 책에는 자신의 좋은 점만 모아모아 써둔 거라고 했지만, 그래도 나에겐 작가의 선한 마음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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