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창완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 리뷰

김창완 작가의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를 읽었다. 김창완은 라디오 '아침창'을 진행하며 쓴 오프닝을 모아 이 책을 발간했다. 적지 않은 나이임에도 라디오뿐만 아니라 책도 쓰고 연기도 하는 열정적인 아저씨다. 그럼에도 김창완 작가는 끊임없이 고독을 느낀다. 인간은 끊임없이 어딘가에 연결되고 소속되지 않으면 안되는 존재인가보다. 김창완 작가는 모두가 은퇴할 나이에도 왕성하게 사회활동을 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외로움을 탄다. 책 곳곳에서 쓸쓸함이 묻어난다. 그래서 더욱 사람들과 소통하고자 라디오도 하고 책도 쓰는 것 같다. 비 오는 밤 새벽에 잠이 깨 기타를 연주하며 그는 혼자라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다시금 깨달았다고 아무렇지 않은 척 털어놓는다. 김창완 작가는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를 통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지만 그의 외로움은 누가 달래줄지 걱정이다. 선한 눈빛 속에 깊은 슬픔이 숨어있었다.

 

김창완 작가는 책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에서 맑은 날씨에도 감사하고 지난 추억도 되새기며 소소한 기쁨을 전한다. 라디오 오프닝을 모아놓은 것이라서 약간 중구난방한 느낌도 있지만 중간중간에 신문에 기고한 사설도 있다. 나는 그게 더 좋았다. 나중에 더 긴 호흡으로 에세이를 출간하면 좋겠다. 인생에 대한 그의 고찰이 묻어나는 한 호흡의 글을 읽고 싶다. 개인적으로 단편소설보다는 장편소설을 더 좋아해서 그런지 에세이도 그랬으면 한다. 김창완 작가의 통찰력을 보여주기에는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는 너무 가볍다. 뭔가 많이 숨어있는 듯한 느낌이 들어 아쉬웠다.

 

책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는 내일모레 70을 바라보는 김창완 작가가 쓴 에세이라서 아마 대한민국의 수많은 중년 아저씨들에게 공감이 많이 될 것 같다. 인생의 무상함을 애써 받아들이며 하루하루 소중히 살아가는 소박한 아저씨, 김창완 작가의 책 《찌그러져도 동그라미입니다》은 아름답지만 서글픈 가을 같은 책이다. 

 

웅진지식하우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