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니, 이거 먹으면 수영복 입고 배가 엄청 나올 것 같은데?"
"나중에 생각하자. 일단 먹어."
책 < 스물다섯, 서른, 세계여행>은 스물다섯살 동생과 서른살 언니가 함께 떠난 세계여행을 기록한 책이다. 아무래도 한다솜 작가는 엠비티아이 유형이 제이임에 틀림없다. 왜냐면 여행을 하며 느낀 감정보다는 여행경로와 그날의 일정에 대해 정확하게 순서대로 묘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함께 세계여행을 하는 기분이 들어서 좋았다. 그래서 < 스물다섯, 서른, 세계여행>은 여행에세이로서의 자격이 충분하다. 한다솜 작가는 앞으로도 계속 여행기를 출간해도 좋을 것 같다. 인스타를 보니 2주 전에 결혼을 했다. 여자친구의 갑작스러운 세계여행을 기다려준 남자친구도 대단하다. 사실상 하루아침에 장거리 커플이 되는거나 마찬가지인데 한다솜 작가의 결정도 대단하다. 근데 사실 < 스물다섯, 서른, 세계여행>을 읽어보면 오히려 용기가 난다. 세계여행도 별거 없구나 싶다. 꼭 일년간 세계 여러 나라를 한꺼번에 여행할 필요는 없구나 싶었다. 그냥 일년에 한두번씩 해외여행을 하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여러 나라를 경험할 수 있으니까 말이다. 왜냐면 책을 읽다보니까 대부분의 나라는 나도 이미 다녀왔던 곳이다. 근데 난 세계여행을 한 적이 없다. 가끔씩 떠났던 게 모여모여 그렇게 된 거다. 그래서 책을 읽으며 깊은 추억여행에 빠져들다보니 책 읽는 속도가 확 느려졌다. 원래 에세이 같은 건 가벼운 내용이라서 휘리릭 1시간이면 다 읽는데 < 스물다섯, 서른, 세계여행>은 한참 걸렸다.
나도 동생과 둘이 유럽여행을 했다. 국내여행도 했다. 동생은 최고의 여행메이트다. 같은 또래 친구 느낌인데 가족이라서 서로를 잘 알기에 더 재밌고 편안한 여행이 된다. 유전자의 신비인지 뭔지, 보통 동생과 성격이 정반대로 태어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나도 그렇고 이 책의 작가도 그렇다. 동생과 성향이 완전 다르다. 근데 그래서 더 다채로운 여행이 된다. 내가 볼 수 없었던 부분을 보게 된다. 여행을 할 때는 마음이 열려있어서 평소라면 안했을 일도 기꺼이 하기도 한다. 그래서 반대되는 성향이 걸림돌이 되지는 않는다.
한다솜 작가와 동생이 정말 대단하다고 느꼈던 부분은 둘이 스카이 다이빙에 도전하는 부분이었다. 나는 번지점프는커녕 시소만 타도 짜릿함을 느끼는 사람이라서 스카이 다이빙은 정말 100억을 줘도 안하고 싶은데 작가 자매는 망설임없이 자신들의 꿈에 도전한다. 30초 가량 자유낙하 후에 패러글라이딩하는 형식이라고 한다. 난 패러글라이딩은 해봤다. 재미없었다. 너무 평화롭게 떠 있어서 그냥 그랬다. 처음 점프할 때 0.5초동안만 짜릿했다. 경치가 좋긴 한데 금방 질린다. 그냥 전망대 올라가서 보는 경치가 더 감동적이다.
< 스물다섯, 서른, 세계여행>을 읽으면서 가고싶다는 생각이 드는 곳은 멕시코 칸쿤의 워터파크 '셀하'였다. 아름다운 대자연 속에서 물놀이를 할 수 있다니 멋질 것 같다. 그리고 미얀마에도 가보고 싶어졌다. '파고다'가 너무 멋있어보였다. 책 중간중간에 사진도 같이 있어서 더 여행하는 기분이 든다. 세계 곳곳을 간접적으로 여행하고 싶다면 책 < 스물다섯, 서른, 세계여행>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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