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호 <어른의 재미> 리뷰
책 <어른의 재미>를 다 읽고 나니, 한번도 본 적 없는 '진영호'라는 분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진영호 작가는 아빠 같은 마음으로 따뜻한 조언을 들려준다. 책 <어른의 재미>에서, 인생을 행복하게 살기 위한 방법을 전하는 그의 진심이 느껴진다. 책 <어른의 재미>을 읽으면서 요즘 정말 진심 어린 조언을 구할 곳이 없다는 걸 깨달았다. 이렇게 따뜻하게 인생살이에 대한 멘토링을 해주는 사람을 찾기가 쉽지 않다. 거의 불가능하다. 인생에 대한 조언을 유튜브로만 듣고 있는 세상에서, 책 <어른의 재미>는 우리에게 실용적인 꿀팁과 함께 따스한 응원을 건넨다. 하지만 아무리 감동받았어도 막상 책을 다 읽고 나면 휙 까먹기 때문에, 아래 몇가지 마음에 와 닿았던 내용을 정리해본다.
1. 온전히 '나'를 위한 삶, 가족이나 친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삶, '일'을 통해 세상에 기여하는 삶 이 3가지가 균형을 이뤄야 삶이 재밌다고 한다. 진영호 작가의 조언에 따라 요즘 내가 시간을 쏟는 10가지를 적어보았더니, 내 삶엔 '일'과 '나'를 위한 시간만 있고 '관계'를 위한 시간이 4%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대인관계 스트레스는 없지만 외롭다. 조금 불편하고 긴장되더라도 다양한 사람들과 교류하는 데 좀 더 시간을 투자해야겠다.
2. 이런 내맘을 읽은 듯이, 책 <어른의 재미>는 인간관계 꿀팁 4가지를 알려준다. 첫째, (상대방의 관심사에 대한) 가벼운 질문을 하되 긍정적인 방향으로 하자. 둘째, 상대의 (긍정적인) 변화를 눈치채고 자연스럽게 언급하자. (머리했네 예쁘다 등) 셋째, 어색한 관계라도 스몰토크에 익숙해지자. (먼저 말 거는 게 배려다) 넷째, 아무 목적 없이 연락하자. 목적 없는 연락은 힘이 세다. 이렇게 사람 사귀는 방법에 대해 간결하면서도 실용적으로 알려주는 사람이 정말 필요해서 가뭄에 단비 같은 조언들이라 받아적었다. 특히 마지막 '목적 없는 연락'은 정말 공감하면서도 크게 깨닫는 부분이었다. 가족단톡방에 오늘 밥먹고 쾌변한 시답지 않은 이야기를 매일 하고 웃긴 영상도 자주 공유하는데, 이런 목적 없는 연락이 쌓여서 우리 가족이 이렇게 친밀한 관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걸 깨닫고 놀랐다. 앞으로는 내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에게 먼저 이렇게 목적 없이 연락하는 용기를 내봐야겠다. 목적 없는 연락은 내가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사는지 알려주고, 상대방의 근황도 궁금해하는 아주 소중하고 따뜻한 행동이다.
3. 책 <어른의 재미>에는 사회초년생이 직장에서 신뢰를 얻는 방법을 알려준다. 문제가 생기면 성심성의껏 대처하라고 말한다. 어려움을 겪을 때는 손을 내밀자고 한다. 언뜻 당연해보이지만, 직장생활 좀 해본 사람들은 쉽지 않은 걸 안다. 지금 다니는 직장의 면접에서도, 일처리 과정에서 문제가 생기면 어떻게 하겠냐는 면접관의 질문에 선배에게 물어보겠다고 대답했다. 아직 회사에 다녀보지 않은 과거의 나도 알 정도로 당연한 말이지만, 막상 상황이 닥쳐오면 정신이 혼미해진다. 예전에 게임머니로 100만원을 결제한 것이 당황스러워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초등학생 이야기가 생각난다. 내 지인도 회사돈 3천만원을 자기 실수로 날리게 되었다며 퇴근길 달리는 지하철에 뛰어들고 싶다는 망언까지 했다. 하지만 난 무슨소리냐며 당장 회사사람들에게 털어놓으라고 말했고, 다행히 잘 해결되었다는 말을 들었다. 문제가 터지면 정신줄을 꽉 잡고, 동료나 선배들에게 바로 얘기해야 한다.
4. 책 <어른의 재미>에서 진영호 작가는 관계에도 분산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부분에서 정말 충격받았다. 강한 유대관계보다 약한 유대관계에서 더 중요한 정보를 얻는다는 사실을 몰랐기 때문이다. 강한 유대관계는 정서적 도움을 주고, 약한 유대관계는 사회적 기회를 준다고 한다. 그래서 실질적인 도움을 주는 인맥은 오히려 가볍게 아는 사이일 때가 많다는 것이다. 나는 지금까지 약한 유대관계에 있는 사람들은 가짜 친구들이고, 강한 유대관계에 있는 사람들만 진짜 친구라고 잘못 알고 있어서 이 부분에서 크게 깨달음을 얻었다. 앞으로는 약한 유대관계가 시간낭비라고 생각하지 말고 겸손하게 좋은 마음으로 만나야겠다.
5. 이 책은 친구에게 서운할 때 대처 방법까지 알려준다. 첫째, 친구에게 가볍게 내 서운함을 얘기하고 털어버리자. 둘째, 상대에게도 사정이 있었을거라 여기며 넘기자. 셋째, 상대 역시 내게 서운했던 순간이 있었을지 모른다. 넷째, 그냥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시간을 흘려보내자. 다섯째, 타인에 대한 기대를 낮추자. 여섯째, 자세히 들여다보면 우리는 정말 많은 도움을 받으며 살고 있다. (그걸 깨달으면 서운함이 사라진다) 일곱째, 서운함과 질투심을 버리고 함께 기뻐하는 법을 배우자.
내가 대인관계에서 부족함을 느끼다보니 관련 조언을 많이 다뤘는데, 이거 말고도 정말 좋은 조언이 폭포처럼 쏟아지는 책이다. 책 <어른의 재미>는 인생을 역동적으로 재밌게 사는 법이 아니라, 쓸데없는 걸로 괜히 스트레스 받으며 괴로워하지 말고 편안~하게 살아갈 수 있도록 돕는 책이라서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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