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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세이

수 스튜어트 스미스 < 정원의 쓸모> 리뷰

by 티라 2021. 4.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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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 스튜어트 스미스 <정원의 쓸모> 리뷰

정원의_쓸모

 

책 <정원의 쓸모> 리뷰

정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풀내음 가득한 책 <정원의 쓸모> 작가는 의학, 철학, 환경문제까지 폭넓게 다룬다. 그리고 정원을 진심으로 애정 하는 정신과 의사다. 이 책을 읽으면, 아름다운 꽃과 나비가 가득한 정원을 거닐며 상쾌한 피톤치드향을 들이마시는 기분이 든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원 예찬으로 꽉 차 있지만, 정원 이야기는 들을 때마다 행복해지는 마법 같은 힘이 있다. 자연의 경이로움은 놀랍다. 특히 집, 회사만 반복하는 무미건조한 패턴에 지친 사람에게 꼭 필요한 책이다. 왠지 인생이 정신없이 바쁜데 보람차기는커녕 허무하다면, 책 속에 답이 있다. 교도소 단골손님부터 그냥 살짝 우울한 회사원까지, 그 심각성의 정도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효과를 발휘하는 정원의 위력에 대해 알 수 있다.

***

 

정원의 놀라운 치유력

인간은 자연환경과 오래 떨어져 지낼수록 점점 우울해진다고 한다. 우리가 지금처럼 자연환경과 분리되어 지낸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인류의 역사를 일주일로 치면, 일주일 중 3초밖에 되지 않는다. 우리가 가끔 바람 쐬러 한강공원이라도 찾는 것처럼, 인공적으로 조성된 자연일지라도 '정원'에 가면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기분전환이 된다고 한다. 그냥 즐기는 것도 좋지만, 정원에서 직접 흙을 일구며 작물을 길러먹는 방법을 작가는 강력 추천한다. 요즘 대파 값이 올라서 일명 '파테크'가 유행하는 것처럼, 집에서 작물을 길러먹는 것도 정신건강에 크게 도움이 된다고 한다.

"원예가는 결코 오만해지지 않는다. 자연 앞에 인간의 한계를 알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는 약간 통제력을 가진 상황에서 가장 잘 살고,  
완전한 통제력을 가진 상황에서는 오히려 인생이 아무런 자극이 없어 지루하고 뻔해진다.  
그래서 역설적이지만 환상과 환멸을 모두 느껴봐야 포기가 아니라 추진력을 얻는다."


정원을 가꾸다보면 자연재해를 겪기도 한다. 하지만 비온 뒤 땅이 굳는다는 말처럼, 작가는 정원을 가꾸는 도중 재해를 겪으면 오히려 더 추진력이 샘솟는다고 한다. 모든 것이 예측 가능하기만 하다면 정원 가꾸는 보람이 덜할 것이다. 인생에서 겪는 절망적인 시기에도, 정원과 함께라면 다시 일어서는 법을 배울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힘든 시기를 겪은 사람들을 정원으로 이끌어 흙을 만지게 하고 식물을 돌보게 했더니, 뛰어난 치유효과를 보인 사례가 이 책을 거의 도배하다시피 한다. 흔히 '힐링된다'는 말을 쓰는데, 정원이야말로 힐링의 원조다. 늘 같은 자리에 든든하게 서 있는 나무와의 교감, 무능력하다고 생각했던 자신도 식물을 정성껏 돌보고 그 열매로 만든 요리를 사람들에게 대접할 수 있다는 보람 덕분에 인생을 바꾼 사례를 많이 소개하고 있다.

사실 한국인들은 이미 식물을 많이 기른다. 가정에서는 양파, 대파, 상추를 길러먹고, 마당이 있다면 화단을 만들어 더욱 다양한 작물을 키운다. 자식들을 다 키우고 여유가 생긴 부부들은 주말농장을 함께 찾는다. 집안에 복을 부르는 화분도 하나쯤은 다들 있다. 오히려 집에 화분이 하나도 없는 집이 이상할 정도로 한국인들은 식물 기르기와 이미 친숙하다. 그래서 우리가 그렇게 추진력이 좋은가보다. 혹시 집에 화분이 없거나, 이상하게 축축 늘어지는 상태라면 식물 하나를 키워보자. 동물은 쉽게 입양 여부를 결정하기 어렵지만 식물은 비교적 접근성이 좋다. 반려식물도 반려동물만큼 커다란 행복을 안겨다 준다고 작가는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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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하며

책에서는 꽃과 식물의 품명을 하나씩 부르며, 그 아름다움을 정성들여 묘사해주는 부분이 굉장히 많다. 그래서 읽다 보면 봄날의 정원을 산책하며 수많은 꽃과 나무들에 둘러싸인듯한 기분이 든다. 물론 의학적인 효과를 설명하는 부분은 살짝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충분히 감안하고 읽을 가치가 있다. 교도소나 병실에 있는 사람들만이 아니라, 일상을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식물은 하나의 커다란 위로가 될 수 있음을 알려주는 책이다. 우울한 친구가 있다면 손잡고 공원으로 가자. 공원으로도 부족하면 등산을 가자. 마음이 힘들 때, 몸이 아플 때, 나무와 풀과 꽃들은 언제나 그 자리에서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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